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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열려면

마도구찌

‘마도구찌’는 ‘창구’를 뜻하는 일본어다. 인테리어업체에서 직접 시공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인테리어업체가 창구가 돼서 부분별 시공을 발주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를 ‘마도구찌’라고 불렀다.

‘마도구찌’는 ‘셀프 인테리어’와는 다른 개념이다. ‘셀프 인테리어’는 전문 시공자 수준은 아니지만 ‘손수 제작’(DIY)이 가능한 건자재를 구입해 스스로 시공하는 것을 말한다. ‘마도구찌’는 일종의 중개 역할이기 때문에 시공은 전문 시공업자가 한다. 다만 중개 수수료와 공사 관리비가 빠지니 가격이 그만큼 절감된다.


인테리어는 크게 목공, 욕실, 도배, 부엌, 바닥, 조명, 새시 공사로 나뉜다. 여기에 페인트와 필름 작업이 추가된다. 서울 을지로에는 이 모든 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인테리어의 메카나 다름없다. 물론 값비싼 수입품을 취급하는 매장은 강남에 많다.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공이다. 목공은 인테리어 뼈대를 세우는 일이다. 티브이 뒤쪽인 ‘아트월’을 어떻게 할지, 몰딩(테두리 장식재)을 어떻게 할지 등을 결정하고 문짝과 문틀 교체 작업도 이 목공업체에서 도맡는다. 조명 및 전기 공사를 하기 전에도 목공 작업은 필수다. 전등을 어디에 달지, 플러그를 꽂을 자리를 어느 쪽에 만들지 등을 시공자와 협의해 위치를 정한다. 조명 공사를 계약할 땐 “언제 목공이 오느냐”고 묻는다.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다.


욕실은 목공과는 별도로 진행되지만, 만약 문틀을 교체한다면 목공과 일정을 맞춰야 한다. 문틀을 해체할 때 욕실 타일에 손상이 오기 때문에 목공 공사가 끝난 뒤에 욕실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욕실은 을지로3·4가에 몰려 있는 타일 상가에 가면 타일부터 도기까지 전부 해결할 수 있다. 타일과 도기, 수전 등을 원하는 대로 고르면 해당 업체에서 시공업자를 연결해준다. 발품을 팔아 많이 보고 견적을 비교해보는 게 좋다.

이런 식으로 도배, 부엌, 바닥 공사를 진행한다. 해당 가게에 찾아가 주문을 하고 시공 일자를 받는 식이다. 일부 제품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따로 알아봐도 된다. 제품을 미리 받고 시공하는 날에 맞춰 설치를 부탁하면 된다. 아주 특별한 제품이 아니라면 추가 비용을 받지는 않는다. 우리도 수전이나 포인트 조명, 문손잡이 등은 인터넷이나 해외 직구 등을 이용했다.


대부분 시공업자는 일용직이다. ‘하루벌이’라는 말이다. 이들은 아침 8시께 나와 오후 5시께 퇴근하는 게 불문율이다. 퇴근시간이 늦어지면 일의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같은 일당을 받는데 노동시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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