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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재료

네이버 광고의 문제점 하나.

출처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8/2017022801791.html?right_ju


#서울 마포 홍익대 인근에서 파스타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영호(가명)씨는 최근 지인이 소개한 온라인 광고대행사로부터 그럴듯한 제안을 받았다. 네이버에서 ‘홍대 파스타’를 검색하면 화면 최상단에 A씨의 음식점이 표출될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해주겠다는 것이었다. 대행사가 부른 비용은 약 20일에 1000만원. 월 수익을 훌쩍 뛰어넘는 비용이었다. A씨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자, 대행사 관계자는 네이버 검색 광고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영업이 어려울 수 있다며 여러 차례 설득했다.

네이버(NAVER (800,000원▼ 3,000 -0.37%))가 독점적 검색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자, 네이버의 검색과 포스트 기능을 활용한 변종 광고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중소상공인이 지불해야 할 광고 비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지만 대다수 상공인들은 “네이버에 광고해야만 살아남는다”며 변종 광고 대행사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네이버 검색 광고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각종 변종 광고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블로그 검색 광고는 한 건당 800만~1000만원을 호가한다. /조선일보DB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네이버에도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검색 서비스에서 광고 경쟁이 판치다보면 네이버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고, 더 나아가 인터넷 광고 생태계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변종 광고의 실태를 조사해보겠다는 입장이다. 

◆ 검색어 10개 중 3개에 광고 붙어...네이버 매출 효자 상품


 네이버 모바일에서 ‘홍대 맛집’을 검색하면 리뷰 5개가 상위권에 뜬다. 검색 광고 대행사는 광고 형태의 포스팅을 인위적으로 상위권에 올려주기도 한다.검색 광고는 네이버에 연간 약 2조원의 매출을 가져다주는 ‘효자 상품’이다. 28일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광고 매출액은 약 2조4000억~2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며 이 중 검색 광고의 비중은 약 70~80%로 추산된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액이 총 4조원이었으니, 절반이 국내 검색 광고에서 나온 셈이다.


검색 광고란 간단히 말해 광고주에게 검색어를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특정 키워드의 검색 결과로 홈페이지나 상품을 노출해 이용자들의 클릭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광고주에게 ‘청바지’라는 검색어를 판매한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키워드로 광고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네이버에 광고 단가를 입찰하면, 높은 단가를 부른 사람의 광고부터 검색결과 상단에 표출된다. 

물론 검색어와 사업의 연관성도 중요하다. 청바지를 판매하는 사람이 1000원을, 실제론 청바지를 팔지 않고 원피스만 판매하는 사람이 1200원을 입찰했다면, 네이버는 이 경우 1000원을 입찰한 사람의 광고를 위로 올려준다. 

광고비는 해당 키워드로 검색한 이용자가 광고 링크를 한번 클릭할 때마다 부과된다. 1000원짜리 키워드 광고가 10번 클릭됐다면, 광고비 1만원이 네이버 매출로 잡힌다. 중간에 대행 업체가 낄 경우 통상적으로 15%가 수수료로 대행사에 할당된다.

네이버 측은 “현재 전체 검색어 중 약 30%가 광고 키워드로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닐슨코리안클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네이버의 월간 검색 쿼리(검색 질의)는 총 26억5100만개로, 전체 포털 쿼리(35억2300만개)의 75%를 점유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 광고를 하는 사람 중 80%가 한 달 간 50만원 이하의 광고비를 지불하는 소상공인”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은 네이버가 서비스하고 네이버 매출에 잡히는 ‘정품 검색광고’에만 돈을 쓰지 않는다. 중소상공인들은 네이버에서 정식으로 판매하는 단순 검색 광고만으로는 큰 광고 효과를 보기 어려워 변종 검색 광고에도 눈을 돌린다. 

이태원에서 맥주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너무 많은 사람이 실시간으로 검색 광고 입찰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검색 결과 상위권을 유지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며 대행사의 도움을 받아 변종 광고 상품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50~60대 중장년층 소상공인들은 대행사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더 높다.

IT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거 네이버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검색 광고 대행사를 창업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검색 광고가 화면 상단에 표출될 확률이 높은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광고주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연관검색어 조작하고 블로그에 광고글 올리고...네이버 “문제 없다”

‘맛집’은 네이버에서 광고주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검색어 중 하나다. 특히 홍대나 이태원, 강남역 등 인기 상권은 이용자들의 검색 빈도가 높은 만큼 광고의 중요성이 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비싼 검색어는 ‘홍대 맛집’, ‘이태원 맛집’과 같은 대분류 검색어다. 즉 ‘홍대 맛집’이라는 키워드 광고 단가가 ‘홍대 피자’, ‘홍대 파스타’의 단가보다 높다는 것이다. 

맛집 검색에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변종 광고 상품은 ‘연관 검색어’ 광고다. 연관 검색어란 많은 사람이 해당 검색어와 함께 검색한 단어로, 검색창 하단에 일렬로 나열된다. 

예를 들어 홍대 인근 피자집 A를 검색하면 검색창 하단에 또다른 홍대 피자집 B를 연관 검색어로 표출해주는 방식이다. 이 광고 상품은 네이버가 하는 사업 모델이 아니다. 광고 대행사가 일종의 사기 프로그램(Cheat Program)을 돌려 연관 검색어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업계에 따르면, 광고주가 대행사에 지불하는 네이버 연관 검색어 설정 비용은 키워드의 인기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 달 간 3만~5만원에 그치기도 하며 20만~30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연관 검색어 5개를 설정해 1년 간 네이버에 표출하는 대가로 최대 18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연관 검색어 표출 알고리즘을 공개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걸 조작하는지 모르겠다”며 “조작이 가능하다면 우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인 만큼, 알고리즘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블로그나 콘텐츠 플랫폼 ‘포스트’ 검색 역시 대표적인 변종 광고 상품으로 꼽힌다. 영향력이 있는 블로그나 포스트 게시물을 통해 음식점을 소개해 방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블로그·포스트를 통한 광고 비용은 방문자 수나 ‘이웃’ 수 등 영향력에 따라 천지차이다. 광고주가 대행사에 게시물 1개 당 3만~50만원을 지불하는 게 일반적이다.

게시물을 인위적으로 네이버 검색 결과 최상단에 고정하고 싶다면 비용은 수백배로 뛴다. 현재 네이버에서(모바일 기준) 홍대 맛집이나 이태원 맛집을 검색하면 블로그 및 포스트 게시물(리뷰) 5개가 상단에 표출된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상위 5개 리뷰에 20일 동안 광고를 게재하기 위해서는 800만~1000만원이 든다. 광고주가 직접 음식과 메뉴판, 매장 사진을 촬영해 대행사에 전달하면, 대행사가 영향력 있는 블로거에게 의뢰해 생생한 ‘리뷰’를 작성하게 한다. 

블로거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지침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 지침에 의거해 광고 게시물 하단에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적시해야 하나, 그러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네이버 관계자는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은 자신의 명예와 이름 값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거짓 정보나 부실한 게시물을 올리지 않는다”며 “이들이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고 (리뷰를) 쓰든 아니든, 콘텐츠 구성이 탄탄하고 유익해 사용자들에게 실용적인 정보를 줄 수 있다면 그게 왜 나쁜 일이겠냐”며 반문했다.

◆ “네이버 블로그, 이메일처럼 몰락할 수도”

네이버측은 변종 검색 광고의 경쟁 과열에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나,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학과 교수는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해당 맛집과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읽고 싶은 것”이라며 “지금처럼 검색 결과 상단에 광고성 게시물이 도배되는 현상이 지속된다면 결국 검색 이용자들에게 외면 받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메일의 사례를 들어 인터넷 광고 매체의 몰락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학계에서 이메일을 ‘역사상 가장 훌륭한 광고 매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비용이 매우 낮고 받는 사람의 취향과 성격에 따라 개인화된 광고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어 효율성도 높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점차 수신 동의 없이 대량으로 보내는 상업적 이메일이 범람하면서 이메일은 광고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잃었다는 것이 황 교수의 설명이다.

황 교수는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도 광고로 도배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네이버 블로그 대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다른 광고 수단을 찾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계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네이버 블로그의 트래픽이 크게 감소하고 인터넷 광고 시장 생태계가 망가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네이버 검색 광고의 남용·오용이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정부 차원에서 한번 조사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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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8/2017022801791.html?right_ju#csidx3e9b98a8ae74bc1a07cfd794eb93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