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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30년 된 무협지를 구입하다

추억이란 그대로 놔두어야 아름답다고 한다. 현재로 다시 경험하면 대부분 실망하게 된다는데,,,


누군가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는, 때로는 혐오스럽고 눈쌀 찌푸리게 하는 것일 수있지만, 본인에게는 청춘을 함께한 친구였다 말 할 수있는것. 


무협지


오늘 30년된 무협지를 중고책으로 구입했다.


퀘퀘한 냄새나는 만화방에 6권 또는 7권을 한질로 해서 벽면을 가득 채웠던 무협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갈 때면 고정으로 들려서 한질을 가방에 넣고는 집에와서 밤새 읽고는 했던 무협지. 지금이야 사라진 쓰레기의 다른 이름이지만 적어도 내게는 잊혀질 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이다.



나의 첫 무협지와의 만남은 중학교 1학년 때였을거다. 휘경역 철길 담을 따라 걷다보면 작은 만화방이 하나 나오는데 만화도 몇권 없고 무협지도 별로 없는 그런 만화방이었다. 거기서 처음 무협지를 접했는데, 내용이 지금도 생각난다. 어두운 밤 이름모를 산자락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몇 명의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얼마후 허공에 검은색으로 물들인 교자가 나타난다. 뭐 처음이 이런 내용이었는데, 당시에는 뭔 소린지 너무 황당해서 그냥 읽다가 나왔는데 아마 그때의 경험에 지금도 사진처럼 기억이 나는거 보면 임팩트없는 경험은 아니었나 보다.



당시에 내가 제일 좋아했던 무협지는 사마달과 철자생이었다. 대부분은 공저로 출간되었는데, 사실 사마달은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을 만드는 작가였고, 그 스토리를 제대로 된 이야기로 풀어가는게 아마도 철자생이었을 거다. 물론 철자생역시 스토리라인을 만들고 다른 무명작가가 이야기를 구성하였을 수도 있지만...



아마 내가 마지막으로 무협지를 본게 1993~4년 이었을거다. 광양에서 였을건데... 이때만 생각하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너무나 그립다. 추억은 당시에는 몰랐던 무심하게 지나쳤던 것들까지도 의미를 가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 의미의 대부분은 진실이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래서 요즘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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